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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님 레벨11, 말섬 사냥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 놈의 체면 때문에 표현은 안 하지만 그렇게 보인다.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 밤.

전승 기념탑 옆에서 신나게 '늑대인간 사냥꾼'과 '오크 병사'를 잡고 있었다.

 

멀쩡하게 생긴 엘프 여인네가 한 무더기의 몹을 몰고 오더니 옆에다 뿌리고 리스하는 것이 아닌가. 이 넘의 몹들이 다 리즈님을 보네. 말섬 생활에 조금 익숙해진 리즈님 이속 물약 먹고 열심히 달려 유유히 리스란 걸 하신다. 역시, 리즈님 멋져.

 

리즈님이 다시 접속한 곳, 리즈님에게 몹을 뿌리고 갔던 엘프 여인네가 리스하였다가 자기가 뿌린 몹에게 맞고 있었다.

 

무시하고 다시 사냥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넘이 계속 주변을 얼쩡거리며 따라온다.

리즈님 뭐 이런 잡것이 있나 하고 바라보더니 한 마디 툭 던진다.

 

"썩 물러가라"

 

아, 이게 문제다. 제조나 카오랑은 말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리즈님은 이런걸 잘 모르신다. 얼굴만 예쁘장한 이 엘프 넘은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반말을 한다며 리즈님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리즈님, 무시하고 계속 사냥을 했으나 자꾸 리즈님의 몹을 건드리고, 리즈님을 때리는 게 아닌가. 아아, 화나. 귀환을 하려 해도 계속 따라다니면서 방해다.

 

힐 해가면서 사냥하다 잡치기를 거의 10여분. 리즈님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다. 리즈님 기왕 한 번 죽는다 생각을 하신 듯. 죽으면서 이 넘을 카오로 만들 계획이 있는 듯 보였으나 경비병 근처로 가던 중에 몹사 하셨다. 결국 10분 넘게 괴롭힘을 당하다 죽은 것이다.

 

나보다 리즈님의 타격이 더 큰 듯 하다. 차라리 일찍 죽지. 그럼 괴롭힘은 안 당했을 텐데. 번잡한 성 마을을 떠나 한적한 시골 마을을 찾아 내려온 리즈님, 이곳이 딱 하나 좋은 점이 있다면 자유롭다는 것과 방해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매일 이런 넘이 와서 괴롭히니 조금은 의기 소침해져 있다.

 

모르긴 몰라도 마을에 도착했을 즈음은 정말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실은 나도 꺽꺽 거리고 울고 싶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은 떠나온 혈 사람들 밖에 없다. 자유를 찾아 떠나온 나의 혈. 생각난 들 뭐하리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혈 마크... '노아'가 나타난 것이다.

혈 마크를 보고 너무 반가웠다.

실은 정말 서러워서 울뻔했거든. ㅠㅠ

 

기왕에 홀로서기 하기로 한 것인데, 말을 걸면 안 되었다.

맘이 하도 심란한 터라 리즈님을 모시고 있는 상태에서 노아를 불러 버렸다. 말섬에 카오와 제조가 판치는 것을 몰랐던 바도 아니었는데, 몇 분 괴롭힘 당했다고 이렇게 무너지다니......

그래도 만나니 반갑다.

 

노아는 전직 중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뭐로 전직하려는 지도 안 물어봤는데, 폼을 봐서는 블댄으로 전직을 하려는 가 싶다.

 

리즈님 경황이 없어서 별 말은 안 하셨지만,

 

“전직 중인고? 수고하네”

 

하며, 레벨1짜리 마이트와 실드를 걸어주신다.

 

쩝, 40렙 짜리 블댄이 그거 아쉬워할까 봐. 리즈님은 아직 뭘 몰라도 한참 몰라.

이젠 제조가 쫓아와도 카오가 찔러도 물러지지 않을거다. 리즈님 파이팅이다!

 

2번 죽고, 힐(Lv2)을 배웠다.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2006.01.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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