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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잉 천국이 되라 되라 되라 되라!

사냥터에서 밀대 데리고 다니며 주변에 피해를 주는 넘들이 밉다.
다 밉다는 건 절대, 절대로 아니다.

 

밀대는 좋은 것이지, 이렇게 혼자 달리는 리즈님이 불쌍한 것이지.

그런데 차분하게 잘 하는 넘들이 있는가 하면,

남 앞에 있는 몹까지 얄궂게 떼어가는 넘들도 있다. 커플의 횡포다.

어린 풀벌레 키우는 마음으로 날 벌레 하나라도 더 잡아 먹이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렇게 하는 이들을 보면 자신들 외에는 보이는 게 없는 것 같다. 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님이겠지만.

 

나 같은 달팽이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그래 얼렁얼렁 키워서 이 사냥터를 떠나거라’ 하고 빌어주는 수 밖에. 리즈님이 얼른 이 곳을 떠나기를 바라기 보다는 다른 이들이 떠나주기를 바라는 게 훨씬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비참하기는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사냥터에는 고렙 힐러님을 동반한 커플 일색이지만 리즈님은 별 불평도 이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나) 리즈님 나도 고명한 플핏님 좀 모셔올까?"

 

“(리즈님) ......."

 

“(나)저것들 보고 있자니 속이 쓰리다. 어쩜 저럴 수가 있냐?”

 

“(리즈님) 촐싹대긴. 우리가 뭐 어쩌서 그러누. 이것도 멋인 것을.”

 

“(나) 둘이서 알콩달콩 하면 모를까 이렇게 남에게 피해주면서 하면 즐거운가, 그래도 기쁘고 좋겠지?”

 

“(리즈님) 그냥 봐주려무나.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지. 다 저렇게 하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난 그냥 나의 자유로움이 좋구나.”

 

가끔 안달 난 나를 ‘촐싹댄다’고 밀어 부치는 리즈님,

이럴 때는 리즈님 마저 내 편이 아니구나. OTL.

 

버프라고 해 봐야 Lv1짜리 공방과 콘센트레이션, 이게 전부이다.

게다가 이속 물약까지 떨어지는 날엔 거북이를 ‘형님’으로 모셔야 할 판이다.

그래도 리즈님은 최선을 다해 마공은 연마한다.

 

바보같이 곧은 리즈님.

 

리즈님이 어떤 분인가, 가끔 먼저 찍어놓은 몹을 잡더라도 누군가 실수로 때리게 되었다면 그냥 양보하고 공격을 멈추는 분이다. 그냥 시비 자체가 걸리는 것을 싫어한다. 나야 뭐, 답답할 따름이지. 뭐 먼저 잡던 것까지 다 양보하고 언제 하려는지 속이 타지만 리즈님은 천하태평이다.

 

“(나) 리즈니~임, 왜 공격 하다가 말아?”

 

“(리즈님) 저기 저렇게 달려와서 하지 않누?”

 

“(나) 리즈님이 먼저 찜하고 시작한 거잖아.”

 

“(리즈님)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좀 봐줘야 하지 않누?”

 

“(나) 쩝, 고양이 쥐 생각. 리즈님이 지금 남 생각해 줄 때야! t__t”

 

'리즈님, 그거 아누, 남들이 다 비웃는다. ㅠ.ㅠ'

 

넓디 넓은 사냥터라 하지만 그래도 리즈님의 사냥터 주변에는 항상 스치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 곳 투렉 오크 야영지에서도 다르지 않다.

야영지의 재단 앞은 항상 뜨내기들로 붐비는 곳이다.

한가하다가도 어느새 사방에 몰려드는 솔로잉 꾼들이 그러하며, 꼭 재단 깊숙이 들어와서 몹을 몰이해 가는 이들도 있다.

 

사냥터의 솔로잉이라 해도 꼭 이렇게 쪼잔하고 자신들만을 아는 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볍게 인사를 하는 이들도 있으며, 한 번 봤다고 다짜고짜 달려와 한 대 때리고 인사를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윈드를 걸어주거나 마공을 올려주는 버프나 스킬을 서로 걸어주는 이들도 있다.

 

보통은 같은 공간에서 사냥을 하다 보면 넘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잡으려고 경쟁하기가 인지상정이거늘 그래도 유유자적하며 그네들만의 사냥을 즐기는 이도 은근히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다짜고짜 달려와 리즈님을 사정없이 패는 이가 있었으니,

 

“(리즈님) 왜 그러는 것이오?”

 

“(아무개) *#$R&!#*&#)$^)*&$^!@&*#)!^.”

 

자신이 몰고 있는 몹을 리즈님이 떼어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몰이하고 있는 몹을 훔쳐가냐고 시비를 건다.

리즈님의 충실한 대변인인 내가 한 마디 않할 수 없지.

 

“(나) 리즈님은 본시 남의 몹에는 관심이 없다오. 그리고 항상 이 안에서만 하기 때문에 남의 몹 떼올 일은 없으니 그냥 가보도록 하시오. 만약 몹이 이리로 왔다면 그대가 리즈님의 몹을 훔쳐간 것이니 반성하는 게 나을 거요.”

 

리즈님, 은근히 열이 받아있었지만 난 리즈님을 말리는 수 밖에 없었다.

또 아는가 제조인지도 모르는 것. 혈 마크를 달고 있으니 제조는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 넘 좀 있다가 왠 밀대기 짝꿍까지 데리고 와서 따지는 거다.

아까는 찍 소리도 못하고 그냥 가더니만 좀 분했나 보다. 참, 내, 여럿이면 저래도 되는 것인가? 흠, 혈 있고, 짝 있다고 와서 유세 떠는 넘들 정말 싫다. 뭐, 잘 한 것을 가지고 와서 따져야 예뻐해도 예뻐하고, 존중해 줄 수도 있는 것 아니 더냐?

 

황당한 넘들이다. 저렇게 비 매너로 나올 수 있다니.

 

남한테 뭐 하나 사정해 본 것도 없고, 피해란 건 이만큼도 주기 싫어하는 리즈님,

‘몹 스틸’이라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얘기지.

그리고 리즈님의 행동 반경을 보아도 내가 보기에는 그 넘이 좀 오버하는 것 같다. 잘못하고도 큰 소리 칠 수 있는 배짱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아무리 자기 중심으로 생각을 한 다지만 저렇게 셋트로 나오는 통에 리즈님이나 나나 심사가 조금은 뒤틀려있었다. 그래서 그냥 앉아 엠탐이나 하고 있기로 했다.

 

몰이 후 한적해진 사냥터를 바라보며 머리를 식히고 있을 즈음,

얼마나 지났을까.

요 몇 일, 몇 번 스치듯 만난 다엘 법사가 버프 몇 개를 주며 지나간다. 리즈님이 뭔 일 때문에 이렇게 있는지도 모르는 이건만, 몹을 바닥에 묶어 놓으며 리즈님 보러 잡으라고 한다. 덕분에 꾸리 했던 마음을 털고 일어나 다시 사냥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래, 이런 일도 있는 것이 사냥터 인 것을.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는 아덴 왕국이 아니었던가?

비 매너와 제조가 설치기도 하지만 모험을 사랑하고, 함께 하는 이들을 배려하며, 여운이 있는 게임을 즐기는 멋진 이들이 여전히 있는 곳이다. 그래서 리즈님과 나는 오늘도 또 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자 아자, 파이팅이다!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2006.02.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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