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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우스 첫 현모 - 종각

 

사실 알하나는 강북으로는 가는 일이 거의 없다. 먼 건 귀찮다.

그래도 멀리서 오는 이들이 있으니… 이렇게 나선 1년 만의 종각 나들이, 좀 일찍 나섰는더니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스타, 길주를 만나 차 한잔하고 있으니 경호가 도착해 있단다. 일찍 도착했으면 전화라도 하지... 종각역 앞으로 가니 추운 곳에서 20분이나 떨고 있었던 거다.

 

경호본부장

 

키가 185나 되는 왕 수줍음 소년이다. 도대체 내가 본 게임 속 오크는 어디간 거야!

모임 내내 사람이 도착할 때마다 부끄러움에서 익숨함으로 가는 프로그램을 돌리느라 꾀나 고생 했을 듯하다. 월요일부터 ‘거기 가면 뭐 해요? PC방 가요?’하고 물었다는 경호의 모습을 완벽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한 가지 미스테리는 경호가 어린 축에 속했지만 모두 “본부장님”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한 20분을 밖에서 기다렸나?

 

현모를 한다는 넘들이 서로 전화번호도 모르고 있다니…

7시가 넘었지만 아내 라인은 연락이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서로 전화번호를 모르고 있었다나 - -

 

삼겹살 집에 자리를 잡고

 

우선 근처에 있는 삼겹살 집에 자리를 마련하고, 라인 현모를 시작했다. 별거 있어 그냥 자리 잡고 삼겹살 굽는 거지. 그리고 한 20분 정도 지났나,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 아내, 로그, 로빈, 비트가 합류했다. 스타와 연락이 되지 않았으면 계속 기다리기만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나.

 

다행히 돌시 덕분에 전화번호를 찾아서 연락이 됐나 보다. 집이 코 앞이면서도 나오지 않은 돌시, 기억하겠어.

 

아내품속

 

4개월만 있으면 아이 아빠가 된다는 멋진 전라도 아저씨다. 미안하다, 알하나는 기본이 아저씨라고 부른다. 요즘 들어 부인 비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부인의 사랑을 담뿍 받는 것 같아 보였다. 광주서 서울도 보내주지 않는가! 놀라운 건 게임 속보다는 말수가 많다. 게임에선 얼매나 과묵하신지 ^^. 예전 공성혈 얘기도 들을 수 있었고, 뭐니뭐니해도 친구들과 게임을 한다는 건 재미있을 일 같다.

 

묵은 김치를 구워 싸 먹는 삼겹살도 맛있었고, 오랜만에 먹은 소주도 게임 속 사람들을 연결해 주기에 좋았으며 추운 날씨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술집도 나쁘지 않았다. 술을 잘 못 마신다는 걸이는 치사량이라는 3잔을 모두 마셨단다.

 

저녁도 다 먹고, 불판이 식어갈 무렵 음유시 카론과 시라소니가 도착했다. 다들 사진의 이미지와 같다고 하더라. 현모와 재미있는 것은 게임 속에서 본 사람들과 현실의 사람들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가끔 상상을 벗어나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가지 정보를 주자면 길주는 어려 보이는 외모로 거의 사기 유닛에 가깝고, 로그왕은 사진보다 순딩이다. 알하나, 사진 보고 이런 각잡힌 얼굴은 …. 덜덜덜 했었는데, 순진 곰돌이처럼 생긴 얼굴이 어떻게 그렇게 나온 것이야!

 

현재 인원 10명

 

자리를 옮기려 나왔는데 이 이원이 갈 곳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근처 지리를 모른다던 소니는 가는 곳 마다 ‘여긴 어디네’를 읊더라. 모른다는 거 사기 아냐? 그래서 당도한 민속주막 분위기의 술집 ‘일지매’.

 

비트는 준비된 서비스 마인드라고나 할까, ‘일지매’스런 주인 아저씨보다 더 열심히 서빙한다. 게임 내에서도 여인네들 관리하느라 바쁜 비트, 모임에서도 사람들을 잘 배려한다. 저 선한 인상에 사시미 칼 들고 요리를 한다는 게 매치가 잘 안 되지만 단골 손님이 꽤 있을 것 같다.

 

맥주파와 소주파로 나눠 앉았지만 살짝 비껴보면 올드한 인간들과 영한 인간들의 구분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뜨거운 홍합탕은 시원도 하구나. 게임을 가지고 만난 사람들이라 역시 게임 얘기는 끝이 없구나. 아마 얘기를 계속 한다면 7섭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건 즐겁다.

 

중간에 예전 드뱐에서 같이 게임을 했다는 친구 둘이 더 왔다. 시커먼 놈들 속에 이쁜 친구들이오니 그제야 좀 부드러운 모임이 되는 것 같더라. 낯가림이 심한 알하나는 그냥 구석에 앉아 얘기 듣기에 열중해서 좀 미안했다. 아덴 월드는 1주일만 관리하지 않아도 새로운 세상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의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와 혈전과 공성에 대한 것과 7섭에 대한 얘기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몸부림 같은 이야기들 속에 시간은 어느새 12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알하나는 먼저 자리를 파하고 나와서 그 이후는 어찌 됐는지 모르겠지만 집에 도착할 즈음까지도 이야기는 계속되었다는 후문이 있다.

 

은근히 쌓여가던 빈병이 떠오른다.

다들 잘 들어갔으려나... 멀리서 온 친구들 많이 수고했어, 오늘은 편한 하루를 보내라구~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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