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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급조된 혈팟을 뛰고.

 

늦은 밤 가는 혈팟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50렙 이상이라는 제한이 있어서 인지 끼지 못해 아쉬운 혈원도 조금 있었던 것 같고.

 

11시 반경 아덴성에 집결한 인원은 스스로, 52를 찍고 옷 갈아 입고 나타난 공쥬야, 꿈의정령하나(사자별), 그리고 비숍인 초록마녀(사자별), 그리고 좀 있다가 장비부인, 천지독존, 나중에 거동에서 소울패닉까지 합세하여 한 팀을 이루었다.

 

우린 소싱이 둘이나 있는 매우 럭셔리 한 파티였다. ^^ 다른 파티는 소싱 없어서 뛰지도 몬하는 때, 정말 우아하지 않은가. 어짜피 알하나는 1시에 빠져야 했기도 했지만 혈팟에 의미를 둔 만큼 이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한참의 시간 끝에 도착한 곳은 거동의 유리방이다. 방 중앙에 번들거리는 유리판 같은 것이 있는 방으로 이 안에는 레이드 몬스터도 함께 있었다. 뭐, 이때만하더라도 이 레이드 몬스터에게 눕게 될 줄은 전혀 모른 채 우리는 사냥을 시작했다.

 

 

천지가 어시를 잡고, 좀 들쭉날쭉하지만 몹을 잡기 시작. 스스로와 소싱인 꿈의정령하나와 알하나(둘다 하나라 좀 헷갈릴 뻔)가 격수이고 뒤에 힐과 버프 부대로 공쥬, 장비, 마녀가 자리를 잡았다. 한탐을 뛰고나니 힐러들은 다들 엠탐을 해야할 상황이다. 하하, 우리가 얼매나 막 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장비는 첨 오는 곳이라 영 익숙하지 않은 듯. 그래도 옆에서 친절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좋지 않던? 사자별에서 왔던 마녀와 꿈의하나가 파티를 재미있게 이끌어 가고 있었다. 흠, 지금껏 파티를 하면서 실제 여자 비율이 가장 높은 파티였다. 8명중 무려 4명이 아리따운 여인네였다는 사실을 알란가 몰러.

 

격수가 좀 아쉬운 상황이긴 했는데, 스스로는 팟 창으로만 “스타를 부르면 경치가 암울할텐데…”하는 걱정만을 한다. 크크 화력이 좀 달리는데, 고렙 오면 그야말로 빨대이니 그건 싫은가 보다.

 

실은 알하나는 4.8% 정도만 올리면 렙업이었다. 그런데 12시를 넘어선 시간 1%만을 올릴 수 있을 정도였다. 역시 극복하기 힘든 렙 차이이다. 음 3%정도만 더 올리면 렙업인데 싶어 경험치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 혈팟은 재미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함께 모여서 하기에 재미있는 것이지.

 

중간에 패닉이와서 비교적 안정된 화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왜 갑작시리 몹이 몰리는지 사실 영문도 모른 채 파티 상황판에 검은 불이 하나씩 들어오고 있었다. 마녀인가가 렉 걸린사이에 누웠다고 하고, 우리의 생명줄인 공쥬도 누워있고, 그 다음 스스로도 눕고, 어시를 하던 독존이마저 힐이 없어 피가 바닥이다.

 

헐… 이젠 패틱이와 알하나의 차례. 생소한 거동의 유리 방에서 패닉이를 따라 무조건 뛰었다. 아… 오늘의 렙업은 그대로 물 건너가는 것인가. 렙 하나 올리는데만 백만년이 걸리는 것 같은 알하나… 이미 마음 비우기 모드로 들어갔다. 울 혈에서 알하나 렙을 못 따라잡으면 바보당! ㅎㅎ

 

결국 도망가다가 하늘을 보고, 그런데, 마침 그곳에서 버탐을 갖고 있던 파티에 몹을 몰아주는 형세가 되어버렸다. 그 파티도 여럿이 눕고. 말 그대로 몰이를 자행한 것이다. 쩝 미안하기 그지 없지.

 

알고 보니 레이드 몹을 스스로가 친 것. 헐… 다들 황망할 따름이었다. 뭐, 항상 그렇지만 눕고 나면 오히려 맘이 편하다. 파티를 다시 정비하고, 그런데 이때부터 화면 렉이 생기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이 다른 캐릭터들이 대부분 누워있는 것이다. 달려다닐 때도 앉아있을 때도 다들 누워있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다. 천지를 어시로 잡으면 타겟은 잡히지만 화면에는 누워있다. 공쥬도 힐 한방하고 바로 바닥에 눕고, 스스로는 아예 바닥에 붙은 듯. 아이 답다비.

 

결국 2시까지 달려 잃어버린 경험치를 회복하여 결국 렙 업을 감행했다. 호오… 정말 긴 시간이었어. 좀 더 뛰고 패닉의 렙 업까지 보고, 파티를 같이 마무리 했으면 좋으련만 더 이상 몸이 응답하질 않는다. (사실 지금도 졸린다.)

 

 

사자별 혈맹의 두 이쁜이인 마녀와 정령하나, 어제 새로 가입한 패닉, 이제 막 거동에 데뷰한 장비, 멋진 엘더로 둔갑한 공쥬와 바닥화처럼 누워있던 스스로, 멋진 어시 천지와 함께한 재미있는 혈팟 이었다. 눕기는 해도 별로 아쉽지 않은, 정련된 렙대가 아니라도, 많은 경험치가 함께하지 않더라도, 혈팟은 혈팟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것 같다.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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