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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리즈님, 저, 그게, 글쎄…….”

 

“(리즈님) 똑바로 말해라, 네가 지금 나열한 단어가 말이 될 거라 생각하고 늘어놓는 것이냐.”

 

“(나) 전사를 하나 데려왔는데…….”

 

“(리즈님) …….”

 

“(나) 실은 리즈님을 소개해 준 분이…….”

 

“(나) 아덴 왕국에 장학 사업의 일환으로 기사 하나를 지원하고 있으신데…….”

 

“(나) 그간 닦은 기량을 리즈님이 한번 봐 주셨으면 하던데…….”

 

지난번 외치기 사건도 있었던 터라, 말을 꺼내기가 상당히 힘들다.

중요한 건 '한번 봐 주셨으면…….'에 대해 리즈님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이다.

 

과연 리즈님의 반응은...

 

“(방뎅 전사) 방뎅전사입니다.”

 

“(리즈님) 아, 자네가 말하던 그 전사군. 보아하니 어렵게 지낸 것 같은데, 말섬 생활은 할만 하던가?”

 

“(방뎅 전사) 매일 같이 반복되는 수련이 조금 지루하기는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리즈님) 바른 정신을 가진 젊은이군.”

 

그러더니 나를 보고는

 

“(리즈님) 내 인벤에 있는 정탄 좀 나눠주거라.”

 

오호, 매너를 중시하는 리즈님, 나랑 있을 때는 결벽증같이 전사를 싫어하더니만 의외로 술술 얘기를 풀어나간다. 저게 바로 몸.에.밴.예.의.라는 건가.


게다가 정탄 인심까지. ㅡㅡ^

내가 무보수에 얼마나 빠듯하게 살림을 꾸리고 있는데, 왠 인심은 혼자 다 쓰고 있구먼!

 

레벨이 왕인 아덴 월드에서 리즈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반말질이다.

리즈님보다 레벨이 더 높구먼, 어디서든 상전 행세다.

아, 앞으로 걱정된다. 괜히 어디 가서 시비나 붙지 않을지.

 

이리하여 생각보다는 쉽게 1:1 이란 걸 할 수 있게 되었다.

 

리즈님 얼마전까지만해도 ‘힐’ 얘기만 나와도 찌릿하게 반응하더니 오늘은 전사를 흐믓하게 바라보며 간간히 힐을 돌려주신다.

 

리즈님 의외로 단순하다!

살짝 받들어만 주면 의외로 쉽게 넘어 온다. 그 넘의 존심만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파티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물론 파티가 상당히 예의가 바르다는 가정하에서라면.

 

잠시 훔쳐본 리즈님의 얼굴, 간만에 피곤한 빛을 벗고 방그레 미소가 번져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온 힘을 빼지 않고도 무난히 지나가려나 보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 리즈님이 좋으니 나도 좋다.

 

앞으로 1:1 정도는 할 만 하려나.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2006.01.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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