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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피리 링~~”

 

보는 이 없지만 기다렸던 닭털쇼.

내내 사냥하던 말섬 북쪽 해안가의 명당 자리마저 빼앗긴 뒤라, 기분이 좀 꾸리하긴 했지만, 그래도 닭털쇼는 좋다.

 

빠밤~~ 이제 남은 건 대망의 위저드 전직.

 

“(나) 리즈님, 바야흐로 전직의 계절이와. 준비 되셨우?”

 

“(리즈님) 글루딘 마을로 갈 채비를 하거라. 패리나와 선약이 되어있구나. 숙녀분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되지.”

 

패리나를 만나야 하는지 어찌 아셨대? 전직을 위한 전직 가이드 준비를 완료하고, 리즈님을 모시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마을을 돌면서 퀘스트도 마무리하고.

 

경비병 길버트 안녕,

좀 재수 없긴 했지만 맨날 봐야 했던 상점의 실비아도 안녕,

연인에게 수줍은 고백을 하던 꽃 청년 다링도 안녕,

잭슨 아저씨와 렉터 아저씨도 안녕,

저 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며 울 리즈님을 보호해 주던 이름 없는 경비병이여 안녕,
그리고, 아름다움을 간직한 마음속의 고향…….

말섬이여 안녕…….

 

본토로의 첫 여행, 아니 우리의 모험의 첫 여행이 되겠지.

리즈님을 잡아 끌어 항구로 향했다.

 

“(나) 리즈님 좀 빨리 달리라고, 배 놓치겠다.”

 

“(리즈님) 배? 나는 배를 타지 않는다.”

 

“(나) 배를 타지 않기는, 본토에 가려면 배를 타야지. 망망한 대해를 누비는 것 또한 사나이의 기상 아닌가?”

 

“(리즈님) 배는 타지 않겠다.”

 

“(나) 패리나인지 패리카나인지 선약이 있다며, 여인네 이름은 기가 막히게 외우면서 약속도 잘 잡는 이가, 약속 시간을 잘 지켜주는 배는 못 타겠다니, 어쩌라는 거야 -_-ㆀ”

 

가던 길을 멈춰 선 리즈님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아예 자리에 앉는다.

 

“(나) 급하지 않은가 보지? 여기 이러고 앉아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빨리 배 타러 가자 5분밖에 안 남았다고 뱃고동 울리네. 이 걸음으로도 제 시간에 대기 힘들겠구먼, 주저 않으면 어쩌겠다는 거야.”

 

“(리즈님) 배는 타지 않는다고 이미 말했다.”

 

이건 또 뭐야. 도대체 배는 왜 안타겠다는 건데? 아버지가 배타고 나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은 거야? 아님 물 기피증이라도 있는 거야? 눈 싸움만 하고 있다. 저 멀리 말섬을 떠나는 배 고동 소리가 들려온다. 쩝, 늦었군.

 

“(리즈님) 자 마을로 가자. 그녀가 기다리고 있다.”

 

“(나) 엥, 그녀, 누구?”

 

“(리즈님) 라푼젤에게 인사를 잊고 왔구나.”

 

“(나) 텔 타고 가자는 거지? 애초부터 그렇게 얘기를 할 것이지 -_-ㆀ”

 

쩝, 자기 필요한 건 쏙쏙 알고 있다고. 왠 여인네들하고 얘기는 잘 하는지 가끔은 알려주지 않은 것도 알고 있다. 라푼젤과는 언제 또 통속 명을 했대? 배 삯이 싸고 좋구먼, 울 럭셔리 귀족 넘, 리즈님은 달리면 달렸지 배는 안타겠단다.

 

이래서 돌아온 말섬 마을, 반기는 라푼젤을 뒤로하고 우리는 글루딘으로 향한다.

 

아, 이제 진짜 말섬을 떠나는 구나.

 

이제 떠나면 언제 다시 말섬에 오게 될까.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2006.01.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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