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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니클3 업데이트가 되면, 우리 리즈님도 좀 수월하게 수련을 할 수 있을 텐데.

고렙은 고렙대로 자리를 잡고 있고,

클3 업데이트 되면, 말 섬 초보들도 순식간에 마을을 뒤로하고 떠나갈 것이다.

 

세기말 가장 불행한 시기에 태어난 리즈님, 리즈님은 그걸 알란가 모르겠다.

 

“(나) 리즈님, 클로니클3 시대가 도래하면, 초보 마을에 버프를 주는 마스터가 생긴데. 리즈님 이속 물약을 먹지 않아도 휙휙 날아다니듯 달릴 수 있을 지 모르는데. 게다가 뭔 버프인지는 모르겠지만 크리티컬 팍팍 터지고, 공격 속도도 빨라지면 영 신날 텐데. 아쉽다.”

 

“(리즈님) 법사는 버프 별로 의미 없다.”

 

“(나) 어찌 알았누. -_-ㆀ”

 

하기야 법사 키우는데는 프로핏 밀대도 별 의미 없다더라.

 

다시 생기를 띠고, 한 마디 건네 본다.

 

“(나) 그리고 초보는 길 잃어버리지 말라고 GPS 같은 기능도 있다네. 뭐, 보니까 무슨 걸어 다니는 나침반 같이, 생기기는 웃기게 생겼던데, 그래도 NPC 찾고 이럴 때는 꽤나 유용하다는데, 아쉽다.”

 

“(리즈님) 나한테는 네가 있잖누, 난 길 찾기 염려 안 한다.”

 

“(나) 그래! 내가 걸어 다니는 GPS다! 좋겠수! -_-ㆀ”

 

내가 맨날 NPC 찾고 퀘스트 받기 위해 미리 공부하는 거, 리즈님은 아마 모를 거다.

 

“(나) 쩝, 그래도 아쉽다. 클3가 코앞이고 이렇게 혜택이 많은 것을, 우리 좀 늦게 만날 걸 그랬나 봐. 아깝다, 아까워.”

 

“(리즈님) 다 타고난 운명이 있는 거다. 뭐, 조금 좋은 거 나온다고 촐싹대긴, 다 자기가 개척해 나가기 나름이다. 그런 것에 넘 연연하지 말아라.”

 

“(나) -_-ㆀ”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이건 좀 혹 할거다.

 

“(나) 마정탄 3000발을 그냥 준데.”

 

“(나) 맨날 사냥한 거 간신히 팔아 정탄사려고, 실비아 앞을 쭈삣 거리지 않아도 되는데, 실비아 그 뇬 좀 재수 없어! ‘뭐, 살 거 다 샀으면 가봐요, 귀찮아요……. 파는 것도 귀찮은데 사기까지 하라니’ 이게 뭐 장사꾼의 자세야? 정말 맘에 안 들어.”

 

“(리즈님) 24시간 근무하려면 얼마나 힘들겠누, 모름지기 숙녀님의 푸념은 너그러이 받아줄 수 있는 아량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신사지.”

 

“(리즈님) 그리고, 공짜 좋아하지 마라, 머리 벗겨진다.”

 

“(나) -_-ㆀ”

 

으으, 이 귀족 넘, 혼자 신사인 척은 다 한다.

 

그 덕분에 맨날 고생하는 건 나인데, 아아 정말 파업하고프다.

돈 보태서 무기 교환이 된다는 얘기는 하지도 안는 게 낫겠다. 말해도 분명히 ‘내 돈은 네가 관리하는 거니 알아서 하거라.’ 할거다.

 

그렇지만 이 궁금증…….

입이 근질근질, 결국 또 말을 하고야 말았다.

 

“(나) 리즈님, 나중에 무기랑 웃돈이랑 얹어주면, 더 좋은 최신 무기로 바꾸어 준다네.”

 

“(리즈님) ‘크지’, 마나 업 된 게 좋다더라. 난, 그걸로 하나 구해다오. 이 펄션은 나에게 맞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법사에게 칼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나) 엥? @.@”

‘크지’는 어디서 들었대? 그리고 그건 C급 이자나. 이 귀족 넘 혹시 명품족 아냐? 아니면 그냥 한 폼 하는 부류인 거야? 아버지가 어디 성주라도 되누?!

 

‘크지 들고프면, 좀 열심히 달리라고. 렙도 올리고, 돈도 모우고 해야 뭘 들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맨날 힘들다고 주구장창 앉아만 있으면서 언감생심(焉敢生心) 16레벨에 크지 타령이라니. 크지는 어디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가. 그 펄션도 어렵게 마련해 놓았구먼.’

 

속에서 끓어오르는 얘기를, 체면 하나로 살아가는 리즈님을 생각해서 참기로 했다. 또 한 마디 했다가 뭔 소리를 들으려고. 애당초 리즈님은 말로 해서 이길 상대가 아니지 않았던가? 클로니클 3의 꿈 같은 초보 마을에 대한 기대는 저 하늘 멀리 날려 보내기로 했다.

 

그래, 리즈님 말대로 그냥 운명대로 사는 거야.

안 되면 개척하면서 사는 거지.

 

어혀, 내 신세야!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2006.01.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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