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바뀐 사냥터, 리즈님은 계속 고전 중이다.

 

좀 어렵다고 물러서는 법이 없는 리즈님.

이만하면 다른 곳으로 유람을 떠날 때도 되었건만 투렉에 유난히 집착을 한다.

항상 자신의 능력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리즈님.

 

'아휴, 저러다 우리 리즈님 완전히 누워. ㅠㅠ'

 

따라다녀 보기는 하지만 위태롭고 불안하다.

몹들은 서로 돕기나 하지만 리즈님은 누가 돕는단 말인가.

여기 저기 몹들이 소풍 나와 노니는 통에 지뢰밭 같은 사냥터이지만

이 때문인지 투렉 야영지는 활기를 띄고 있다.

 

평소 막사가 아니면 몰이꾼 만으로 흉흉할 투렉 야영지가 손에 손 잡고 나온 밀대 커플과 솔로잉 꾼들도 북적이고 있다. 흠 이렇게라도 사람이 붐비니 리즈님이 혼자 뛰는 것도 조금은 안심이 된다.

 

서로 경쟁하듯 몹을 낚아채긴 하지만 죽으면 서로 부활도 해 주고,

상부 상조라고 해야 하나 -_-ㆀ.

미약한 버프지만 서로 나누며 스치듯 인사말을 던진다.

 

“조심하세요.”

 

리즈님, 조금은 익숙해져서 열심히 달려 다니지만 자꾸 눕는다.

 

“(나) 리즈님, 여긴 좀 버겁다. 이 넘의 오크 넘들 피통이 2배 라네."

 

“(리즈님) …….”

 

“(나)  우리 좀 한적한 곳이나 좀 흐믈흐믈한 넘들을 잡는 것이 어때, 저기 처형터 가서 좀 흉찍한 넘들 좀 잡아볼까?”

 

“(리즈님) …….”

 

리즈님, 단단히 벼르고 있나 보다.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해도 말도 듣지 않고, 내가 하도 타령을 하니 이젠 대꾸도 않는다.

 

'리즈님 정말 너무하다! 1문 1답 원칙 몰라? 말은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대화는 함께 하는 거라구!'

 

속으로만 애 태운다.

 

무리하게 피를 줄이며 사용하는 주문들, 결국 무섭게 달려가던 리즈님은 다시 눕고야 말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친절하게 법사님을 모셔다가 부활을 해 준다. 고마운 사람들.

 

리즈님은 일어나자 마자 옷에 뭍은 흑 먼지를 툭툭 털어버리고, 흐트러진 머리칼을 손질하듯 쓸어 넘겼다. 그리고는 들고 있던 악마의 송곳니를 잠시 바라보더니 또 다시 달려나간다.

 

“(나) 리즈님, 좀 쉬었다가 하라구! 왜 그렇게 무섭게 달려가는 거야?”

 

‘도대체 무엇 때문에…….

리즈님, 당신이 누우면 내 가슴이 아프다는 거 알아?

당신이 한번 누을 때 마다 내 가슴이 찢어지는 걸 알기나 하냐고…….’

 

가슴 속에서만 메아리 치는 소리.

이런 내가 옆에 있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

리즈님 멱살이라도 잡고 싶다.

 

“(나)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잠시 쉴 수도 있잖아! 뭐 때문에 이렇게 마구 덤비는 거야, 리즈님 안 그랬었잖아. 이러는 거 리즈님 답지도 않다고!”

 

속사포 같이 뱉어내는 내 말에 리즈님은 눈길도 주지 않고 몹을 바라보며 답을 한다.

 

“(리즈님) 나 다운 것이 무엇이더냐?”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나) 흠, 그게…….”

 

“(리즈님) 하루 빨리 그녀를 만나러 가야 한다. 지금은……그것 밖에 없다.”

 

지치고 피로할 것 같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냉정하고 뚜렷한 눈빛.

 

리즈님의 눈빛은 모든 것을 너무나 명백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를.만.나.러.’

 

처음엔 내 욕심 때문에 그러는 걸 꺼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래서 아주 어렵게 마음을 비웠다.

리즈님 하는 대로 그저 따라 가리라고.

잔잔한 호수같이 정적이었던 리즈님이 언제, 어떻게 성난 표범같이 변하게 되었는지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그녀와의 약속 때문이었다니…….

 

맨날 다른 여인네만을 바라보는 나쁜 넘.

 

'그래 누울 때까지 누워봐라. 오늘은 안 말린다!'

 

“리즈님, 뭐해? 달료!”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또 달린다.

 

(BGM)

 

그대 먼 곳만 보네요 내가 바로 여기 있는데

 

조금 고개를 돌려도 날 볼 수 있을 텐데

 

처음엔 그대로 좋아 그저 볼 수만 있다면

 

하지만 끝없는 기다림이지 이제 난 지쳐 가나 봐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

 

일기예보의 '인형의 꿈' 中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2006.02.06. 11:1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