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하나의 전직, 마지막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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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까지는 56% 남았다.
탑에서 몇 일을 뛰어야 할라나. 우선 혈 가입하고, 혈 라인 분리까지 한 뒤 처음 있는 혈 모임에 갔다. 기란 신전이다.
이번 전직 퀘스트를 통해 각 지역의 이동만은 확실하게 익혀뒀다. 굳이 텔레포트를하지 않더라도 달리기와 귀환 주문서를 잘 이용하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전직 퀘스트를 하면서 조금 뻔뻔해 진 면도 있어서 윈드 동냥 정도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하게 되었다.
린2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집착하며 게임에 임한 적이 없었는데, 아무리 뒤집어봐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아니라고 해도 생활에서 표가 난다. 흠, 정상 페이스를 찾아야 하는데.
기란 모임은 9시였는데, 사람 모이고 안건 얘기하고 10시 반이 넘어서 끝났다. 알하나의 모험이 항상 위태하고 고독한 것이었는데, 이번 전직에 넘 앓는 소리를 해 놓아서 그런지 들꽃(우리 군주님인데)이 혈원들 몇 명을 붙여주었다.
랩업을 위해 출동한 곳은 에바의 수중 정원.
정탄을 많이 가져가야 한다길래 8000천발 들으니 60%도 훨씬 넘어 윈드가 있어도 느림보다. 새로 생긴 수중 정원으로 가는 설래이는 마음. 기란에서 텔을 타고, 수중 정원 마을로 가서 여왕의 뒷꽁무니만을 따라 열심히 달려갔다.
드뎌 수중 정원으로 가는 바닷가, 바닷가 주변에는 이상한 지팡이를 든 몹들, 몹의 크기가 다르다. 입구 부터는 물속에서 숨을 오래 참게하는 ‘키스 오브 에바’를 받고, 수중 던전으로의 여정이 시작됐다.
초행길은 언제나 설레임과 떨림이 함께한다. 그리고 물속의 몹들 또한 두려움의 존재로 떠오른다. 열심히 따라가는데, 몇 번의 렉 때문에 긴장감까지 돈다. 일행이 보이지 않는게 아닌가. 열심히 파티를 더블 클릭해 보지만 수중 건물의 벽면에 헤딩만 하고 있는 알하나. 헐…
#어디있는거야…. 무주건 위를 찍고 가 보니 입구가 보인다. “휴…” 입구를 따라가니 물 위로 파티가 보인다. 다행이다. 처지지 말아야지. 무게 패널티가 이럴 때 영향을 주는구나. 중갑을 입는 알하나로는 무게를 차지하는 정탄을 조금만 늘여도 45%를 넘기 일수인데. 정탄을 많이 써오지는 않았지만 압축 팩이라도 들어야 하나?
여왕이와 패황이가 앞장서며 몹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주로 선몹이니 주의하라는 말과 함께. 이 역시 듣기는 했지만 나중에 다시 만나야 기억이 난다.
1층은 주로 하얀색으로 보이고, 2-3층은 세다고 하며, 4층 정도면 할만할 것이라고 한다. 수던의 층 이동은 마치 엘리베이터와 같다.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방식이지만 일정 시간 이후에 잠시만 열리기 때문에 주로 앞에 대기했다가 문이 열리면 이동하곤 한다.
4층으로 가서 패황이에게 풀 버프를 받고, 몹들을 잡아나가기 시작, 여왕이의 모탈이 너무 쎄서인지 몹이 자꾸 여왕이에게 돌아선다. 게다가 헐벗고 있어서 피까지 쫘아 빠져나가는데, 아슬아슬의 연속이다. 마치 피 빠져나가는 것을 즐기는 양. 이러다 죽이면 안 되는데. 헤이트가 있어 다행이다.
패황은 손님 때문에 바쁜 것 같고. 잘해와 함께 셋이서 몹을 잡아나가는데, 12시가 되니 여왕이 집에 갈 시간이다. 잘~가. 패황이는 버프를 주고 수동 쫄쫄이를 걸어 놨다. 그런데 둘이 하려니 아슬아슬한 순간이 늘어나고 피도 넘 빨리 닳아간다.
아무래도 둘은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다.
그래서 아까 들은 1층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패황이를 불러도 바쁜 금요일 밤이라 답이 없다. 나중에 들으니 계산이 안맞아서 더 바빴을 것 같았다.
결국 패황이를 달고, 한 층씩 올라가기를 바로 시작, 3층으로 올라가니 문 옆에 이상한 공중에 붕 떠있는 이상한 몹이 보인다. 게다가 호위병들도 있고. 방향도 잘 모르고 옆에서 움찍 움직였다가 몹에게 띄였나 보다. 그런데 이 몹이 좀 움직이다가 멈춰선다. 휴… “#선몹이 아닌가봐”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알하나에게 달려드는게 아닌가.
여기서 누울 순 없는데, 게다가 잘못하면 자리를 비운 패황이도 죽을 수 있고,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주변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크, 주변의 몹은 다 빨간색이고 선몹 천지이다. 자이언트 같은 것도 달라붙고. 본의 아니게 몹 몰이 시작. 주변을 긴장시켰다.
옆에서 보면 어찌나 답답할까. 그 와중에도 계단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가능한한 반경을 줄이면서 움직이려 했지만 몹이 너무도 많은 탓에 주변에서 건들지도 못한다. 피가 반 이하로 떨어지고. ‘이게 왠 민폐란 말인가. ㅠ.ㅠ’ 일단 몰고 있는 터라 죽어도 걱정이다. 바로 다른 사람이 타겟이 될 게 아닌가. 하여간 죽기 전까지는 별생각 없이 뛴다.
그러다 보니 간혹 옆에서 몇 마리씩 떼어 주기도 하다. 좀 줄었다.
이제는 눕는걸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은 시간. 얼터를 쓰고, 계단에서 버티며 때리기를 시작했다. 그래도 주변에 몇몇이 있어 때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왜 몹 수가 줄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잘해가 몹을 떼고 죽은 것 같았다. 이런…나 살자고 잘해를 눕게하다니.
좋은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정말 미안했다. 다행히 얼터가 버텨주고 옆 사람들이 함께 잡은 덕에 이름도 기억 안나는 파티형 몹과 추종자들 셋을 처리할 수 있었다. 내가 아니라 남이 그런것이지만.
그러고 나서야 잘해를 수습하기 위해 내려갔다. 마침 패황이도 들어오고. 왜 여기 있냐는 물음에, 왜 잘해가 누웠냐는 물음에 답하기가 너무 길다. 어… 하다 보니까… 피가 넘 닳고… 위험해서… 하여간 옮기다가. 다 말하지 못했다. “엠 관리좀 잘하지”, 흐미, ‘이건 엠 관리가 않되서 그런게 아니었다고.’
잘해는 일어나고서도 누나가 안 누었으니 그걸로 다행이란다. 마치 알하나 보호가 오늘의 임무라도 되는 양, ‘잘해야 정말 미안했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날의 광랩은 아마도 함께 해준 이들에 대한 미안함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옮긴 곳, 1층. 4층에서는 3000정도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곳은 랩이 비슷하여 효율이 더 나는지 2500 정도이다. 그런데, 둘이서 해 보니 오히려 효율이 좋은 듯 하다. 적어도 계속되는 불안감은 지울 수 있었으니까.
특별한 위험 없이 15-20분에 5% 정도를 올릴 수 있었다. 게다가 패황이가 간 이후에는 잘해의 버프와 공속 물약까지 먹고 좀 더 각오를 다지고 하였다. 그래도 착착이다. 간간히 쫄쫄이 힐러에게 동냥 버프도 받고.
모자라는 건 정탄. 마을에 가서 정탄을 찾아도 살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다음 번에는 아예 정탄을 창고에 넣어 둘까나. 하는 생각도 해보고. 결국 기란에 가서 정탄을 사 왔다. 만발을 몸에 지닌 잘해는 거북이처럼 걸어오고.
다시 수던으로 가는데, 사실 따라갔던 길이라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무작정 지도를 의지하며 향하다 다른 일행을 만나 동행했다.
다시 가보니 새롭다. 다만 중간에 떨어지지 않도록 바삐 따라갔다.
이렇게 이렇게 먼저 잘해가 업을 하고, %를 체크하고 있는데, 또 정탄 오링. 마침 패황이가 들어왔다. 아직도 안자고 있다. 패황이의 정탄 배달을 해주고. 잠시 정탄 없이 계속 플레이를 하고… 하여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하였다.
앞으로도 흔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알하나의 플레이와는 사뭇 다른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 날이었다. 파티를 하다가 친해진 친구들도 있었지만 래벨 차이가 나게 될수록 멀어져만 갔었다. 그렇게 떠나간 이가 한둘이 아니었거든.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드디어 드디어 40을 찍게 되었다. 알하나 만의 순간은 아니리라.
늦게까지 함께한 잘해와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패황이와 여왕이에게도. 래벨 업을 도와서 만이 아니라 남 같지 않게 함께 해 준 것이 정말 고맙다.
소드 싱어 전직에 성공했다.
헤아려보니 알하나를 만든 지 6개월하고 10일이 더 흘러 있었다. 이제부터는 노래하는 알하나다. 알하나의 노래를 함께할 이여… 찾으라.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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