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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에서 한 5번을 죽었나 보다.

보기 좋게 렙따도 했는데, 올리려고 생각하니 별 것도 아닌 것이 지친다.

하남은 눈이 많이 내린다. 그냥 오늘은 경호 이야기로 하루를 마감하련다.

 

진작에 한번 쓰고 싶었는데, 알하나가 너무 게을러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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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지만

 

경호를 다시 만난 것은 알하나가 혈에 돌아와서다. 

 

피닉스에 있을 때 보기는 했었지만 3개월 넘게 공백을 가진 알하나의 기억 속에서는 많은 이름들이 지워진 이후였다. 

 

플핏은 52렙이 되면 더 이상 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 보다 높은 레벨도 있구나... 하는 것 정도가 새로웠다고 할까.

 

즐기는 놈은 처음부터 다른 걸까

 

그때 이미 만렙을 찍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단순한 순간을 참 즐기는 것 같다는 느낌 정도랄까자신의 파티를 하건 누군가를 도와주러 가서건, 잠깐 노닥거리는 사이에도 말이다. 진정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알하나는 이런 냄새를 잘 맡는다. 

 

군대 말련 휴가 때 삘 받아서 시작을 했다는 경호는 처음부터 자기가 가야 할 길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좀 예쁘고, 소설에서 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엘프를 선택했어 하는 알하나와는 시작부터 격이 달랐는지도 모른다. 

 

경호는 베푸는 것의 즐거움을 안다. 그래서 인지 언제 어느 곳에 있더라도 다른 유저들에게 친절하다. 공성 참여를 놓고 키티 혈이 시끌하던 무렵 사냥 말에 앉아 뜻하지 않은 미팅이 있었더랬다. 4명 정도가 앉아서 우리 이제 공성을 할 수 있는 거야?를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열심히 말하던 경호,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다. 

 

, 별거 있었겠어, 누군가 다가와 버프를 달라는 시츄에이션을 재빨리 알아채고, 버프 들어가는 거다. 아주 몸에 밴 자세였다. 이건 알하나가 옆에서 본 언제 어디서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05. 12. 2. 아르고스의 벽에서

 

상황을 읽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레벨이 올라가면 플핏은 보통 파장을 맡는다. 아마 알하나같이 한 시간 반 하고 휑하니 간다는 파티 원이 있다면 엄청 짜증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때론 꽤나 지루한 자리이기도 하고.

 

하지만 결코 병든 닭처럼 자리를 보전하고 앉아 있지만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내 안에 오꾸 있다


가끔은 심심해서 죽겠어하고 몸으로 외치고 다니는 듯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버프를 할 때 살짝 든 호문 소드와 토끼 귀는 아마 본성을 가리기 위한 위장술일지도 모른다.

 

그 속에는 레이드 이도 일수도 있고, 랜시아 일 수도 있고, 본성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버프를 하고 엠을 관리하면서 어느새 격수보다 더 빠르게 달려가 몹을 잡고 있는 플핏이라면 경호가 아닌지 살펴보라.

 

그의 가슴속에는 아마도 오꾸가 둘 정도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경호 사전에 매크로 버프는 없을지도

 


물어보지 않았으니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버프를 하며 다른 사람들의 대답에 ㅇㅇ, ㅎㅎ, ㅋㅋ를 넘어서 아닌데요까지 대답하는 플핏은 일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버프 중에는 말 몬함 이 일반적이다. 잘난 플핏 여사님들은 대부분 밀대의 존심이란 머리글을 달고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있으니. 뭐, 광렙 파티에 가 봐도 별로 다르지 않다. 

 

알하나가 기억하는 최강 플핏


매크로 버프를 하지 않아서,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고 자신이 할 일을 해서 아니면 버퍼의 업을 넘어 몹 때려 잡기까지 잘 해서 이런 것에 알하나가 최강이란 말을 붙이기에는 조금 부족할 지도 모른다. 그냥 지금껏 보다 보니 이런 플핏이 흔히 보이지 않더라. 

 

알하나의 생각은 그저 자신이 하는 게임을 진짜 즐기는 플레이어처럼 보여서다. 그리고 자신이 플레이하는 플핏을 정말 멋지게 만드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게임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게 알하나는 지론이다.

 

난 현실의 경호를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뭘 하든 자신이 하는 것은 멋지게 할 수 있는 그런 친구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게임을 하는 동안 하나 느끼게 된 것이 있다면, 온라인 이라고 해도 본성을 쉽게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주저리 주저리 늘어놨는데, 한 줄로 요약하면 대략 이러하다. 

 

“누구나 플핏을 키울 수는 있지만 누구나 경호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복장에 토끼 귀... 경호가 아니면 누가 한 단 말인가!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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