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하나, 오만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어느새 3-4일을 오만에서 보내게 되었다. 그것도 배짱 좋게, 일명 ‘고가방’이라고 불리는 13층에 자리를 잡은 채 말이다.
오만스럽게도 먼 길
오만으로 가는 길, 마치 오만의 탑의 위용을 자랑하듯 사용자 앞에 오만스럽게도 버티고 있는 듯 하다. 올라가는 계단은 얼마나 길고, 높은지. 따라가는 길 이었건만, 여정을 모르는 터라 지리하고 긴 시간이었다. 이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올라가는 사이 버탐이 한 바퀴를 돌다니. 뭐야, 20분이 지났다는 거 아냐.-_-
처음 갔던 곳이 어디였는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두 번째 간 곳은 알하나의 의지와 전혀 관계없는 13층이었다. 위층으로 갈수록 몹이 쎄진다는 오만의 탑. 사실 1층이나 2층에 어떤 몹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영원히 모르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오만에 가서 층을 선택하는 것은 아마 알하나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모든 몹은 빨간색
처음 경험치 2800대, 빨간 몹의 경험치란 말인가…
다음 날 같은 자리에서 알하나 배신감을 금치 못했다. 같은 몹이 4000~5000의 경험치가 나오다니.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서 만렙 퀘스트를 한다고 한다. 만렙이라면 75렙, 그러니 전날의 파티는 만렙이 2명이나 있는 파티로, 내 경험치를 척척 갖다 바쳤다는 거다. -_-;
하하, 사실 알하나의 렙에 적절한 사냥터를 찾아가는 것이 좋은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한 번 들어온 13층, 귀챠니즘이 발동한 알하나는 별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을서부터 파티를 구해서 다시 들어오고 하는데 1시간 반을 보내고 나면, 사실 그날은 게임을 접어야 한다. 할 시간이 없다는 거지. 귀챠니즘의 위대한 승리.
그래서 경험치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그냥 고가방을 내 방이거니 하고 놀기로 했다. 게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 조차 하지 못한다.
전령 천사, 수호 천사…
“풀썩, 척, 풀썩, 척, …”
오만에서 무슨 군대 행진을 하고 있는가…하고 깜짝 놀래서 보니… 이놈의 천사들의 날개짓 소리가 마치 군대의 행진 발자국 소리가 되는 듯 들리는 것이 아닌가. 아이 깜딱 놀래라.
정녕 누구의 천사란 말인가. 몹이 보험이라도 들었는지 원. 천사라는 이름을 단 이넘들은 이름값이 아깝다. 게다가 지들이 무슨 고양이 목숨이라도 하나 빌어왔는지, 한 번 죽어도 아껴 두었던 다른 하나의 목숨으로 다시 일어서서 공격을 한다. 이런.
전멸하기 좋은 장소
고가방의 중심부에는 십자형으로 생긴 빈 공간이 있다. 뭐, 대부분 여기에서 리스를 하던데, 알하나도 양지 말대로 이곳에서 리스를 선택했다.
한가로운 토요일 저녁, 접속하여 보니 3개성에서 공성이 있어 그런지 오만에도 별로 사람이 없다. 간신히 1파티가 돌아가고 있을 뿐. 들어가자 마자 파티에 초대되어 기쁨에 젖어있던 알하나. ‘하하 오늘 오만은 알하나가 접수한다…’하며 기고만장 기뻐하고 있었다.
'한가한 때는 무서운 때'라고 했던가 방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몰이를 하고, 덕분에 중앙에서 대기하고 있던 10여명이 모두 눕는 사태가 발생했다. 재빠르게 리스를 했던 두 어 사람이 다시 돌아와 부활을 하고, 누군가가 또 몰이를 해오고, 또 전멸하고…
채팅 창으로 나오는 말은 모두 ‘미챠’, ‘한 시간도 안되는 사이에 4번 죽었네’ 이런 말들만이 쏟아진다. 처음에는 얼티도 쓰고, 강체도 쓰고 버티어 봤으나... 역부족. 알하나는 몰이했던 엘더에게 부활을 받았다. 부활을 해 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 지 아님 뭔 말을 해야 할 지.
오만, 들어가자 마자 정신이 바짝 드는 곳이기도 하다.
‘어허, 삶과 죽음은 종이 한끝 차이려오.’
그래도, 알하나는 오늘도 달린다.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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