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 59)
접속한 시간은 이미 10시 반이 넘어 11시를 바라보는 시간.
혈원들은 오만에 혈 파티를 짜서 막 들어갔고, 우주정복 친구들도 오만에 있기는 하나 이미 늦은 시간이다. 사실 다른 날 같으면 유유히 ‘안녕~’을 날리고 나와야만 했던 날이다.
그런데, 문제가 … ‘왠지 마구 렙업을 하고 싶은 욕망’이 사라지질 않는다.
레벨 업에 대한 집착은 예전에 버렸는데, 그래도 60이라는 고지로 마구 달려가고 싶었다.
혈 창은 시끌벅적 오만으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다들 뭔가 하고 있다. 그래 알하나도 뛰는거야!
파티 매칭 창이 업데이트 되어 파티 구인 상황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고행자 창파에서 소싱을 구하고 있다.’ 이런 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래 무조건 가는 거야! 시작할 때는 끝을 염려하지 말자!'
갑자기 알하나가 뭔 생각을 하는거야? 하는 생각을 뒤로하고 몸은 이미 고행자를 향해 가고 있었다. 고행자에 달려가 보니, 우리가 방을 빼앗긴 후 ‘비굴이 줄줄 흐르는 모드’로 살게 했던 그 창 파티였다.
‘반드시 뛰어 봐야겠다!’ 라는 굳은 의지가 불끈 솟아 올랐다. 어떤 넘들이길래 시도 때도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오토도 울고 간 사연을 꼭 밝혀 내리라 결심했다.
드웝 하나가 알하나를 데리고 다니며, 이 방을 몰아라, 송 댄스 같이 하기, 돌아오는 시간… 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설명했다. 설명을 듣다 보니 ‘이렇게 하면서도 파티가 유지 될까’ 하는 긴 여백이 느껴 졌다.
버프 돌리고, 송과 댄스하고, 출발 신호에 맞추어 몰이.
먼저 피통이 7000이 넘는 다는 드웝 2명이 출발, 일정 시간이 지나서 알하나가 2번째 몰이를 가고, 돌아오면 3군데서 한꺼번에 몰이한 몹들을 켜로 쌓아놓고 잡기 시작하는 거다. 중간에 송이 끝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시종일관 ‘샤바랑 샤바랑’ 힐 샤워에 ‘구루구루’ 한 몹들의 절규와 은근한 화면 렉까지, 악섬에서 보았던 다굴과는 또 다른 다굴의 미학이 느껴졌다.
3개의 송과 4개의 댄스, 엠이 충분하냐고?
한 파티의 정원은 9명이지만, 그 곳에는 3~4명이 더 노닥거리고 있었으니 일명 리차지 지원 나온 엘더와 실엘 들이었다. 대단하구나. 무슨 공장 같았다.
함께하던 블댄은 지금 것 뛰어 본 블댄 중 가장 센스가 있었다. 내가 상대 블댄을 보고 시간을 맞추고, 엠 조절을 했던 것처럼 이 블댄은 나를 배려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창파에서는 타이밍이 생명인 듯 했다. 조금씩 어긋나면 사고가 생기는.
한번 몰이를 하여 몹들을 모두 처리하는 데는 3.5분 정도가 걸렸고, 송 끝나고 정비하고 다시 출발하는데 2분 정도가 걸렸다. 그래서 한번 몰이와 다음 몰이까지의 시간은 5.5분 정도. 몰이가 끝나고 나면 다들 앉아서 엠탐을 한다. 중간중간 리차지를 하기도 하고, 3~5번 정도의 몰이를 하면 버프 탐이 되었다.
사실은 엠탐 시간이나 앉아있는 시간은 지루했다. 그래도 워낙 많은 몹을 처리하니 한번 몰이마다 1%은 올랐고, 1시간으로 계산하면 8~9%정도를 올릴 수 있었다. 알하나가 이전 파티에서 올릴 수 있는 %는 시간 당 3~4%정도였다. %에 집착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따지자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 사이 중간에 가겠다는 인원이 생기면, 파티 매칭 창에 광고를 하고 20~30분 정도면 새로운 멤버가 도착해서 대기를 하는 형태였다. 그러니 일단 사람이 있는 시간에는 쉴 세 없이 줄줄 돌아가는 형색이었다.
새 멤버가 도착하면 파티를 정비(순서에 맞추어 초대)한다. 알하나 말고는 대부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오자마자 그럼 ‘몰이하면 되죠?’ 새로운 방으로 몰이를 나간 이도 있다. 이로써 4군데서 한꺼번에 몰이를 하여 굉장한 다굴의 도가니에 빠질 수 있었다.
이런 와중에 시간은 흐르고, 도망갈 시간이 다가왔지만 소싱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였다. 구할 수 없었다는 얘기. ‘대타 못 구해 접은 얘기가 또 떠올랐다.’ 사실 은근한 %의 압박에 ‘난 자야 할 시간이야’를 생각하면서도 빠져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2시를 향해가는 때에는 결단이 필요한 법. 결국 배째고 다른 이를 구해 놓고 나왔다.
우주정복 친구들을 비굴이 줄줄 흐르게 만들었던 고행자 창파.
고행자에서 창파를 밀어내기란 힘들 것 같다. 불행하게도 조건이 너무 좋거든.
군침 흘릴만한 %의 압박이 있기는 하지만,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그네들의 파티는 마치 렙업을 하는 기계가 된 듯하게 만들어서 재미는 없다. 한번 뛴 것으로 만족이다.
에이급을 꿈꿔 보기도 하고,
만 렙을 향해 달려가고도 싶지만 렙 업 하는 기계가 되고 싶지는 않다.
알하나가 알하나 일 수 있는 것은 즐길 수 있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
난 다시 달팽이 플레이를 즐길 테니까 말이다.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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