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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이템 사기로 게임 분위기가 흉흉한 적이 있었다.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이에서 '잠깐 바꿔입자던가, 칼 한번 들어보자'로 시작했다가 아이템이 영영 돌아오지 않고, 사람도 영영 돌아아지 않는 그런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아는 사이라도 '네 칼 한번 보자'라는 말이나오면 '친구 관계를 의심해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 였다.

 

일요일 저녁 오랜만에 여유롭게 접속한 아덴 월드에서 알하나가 이 짓을 했다.

알하나는 둠 중갑을 입고 있었음.

 

"늑대 좀 입어보고 싶어요."

"둠이랑 바꿔 입어봐요."

 

둠이 조금 더 비쌀 거라는 얘기를 하며 순순히 바꿔준다.

같이 파티를 하던 우주정복 친구 하나와 갑옷을 바꿔입었다.

 

"어라, +도 있는 갑옷이네."

 

알하나의 한 마디에, 이 친구는 나머지 친구에게 다굴 맞아 죽을뻔 했다. 의리 없이 혼자 젤을 바르다니 어쩐다니 하면서...


한번 입어보고 픈 늑대셋, 나름대로 예쁘다.

캐릭터에게 옷 입히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이도 있으니 보이는 것은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둠 중갑은 휴먼이 입으니 치마로 돌변했다.

 

"왜왜왜! 엘프가 입으면 바지인게야!"

 

스샷찍고 다시 교환하고, 나왔다. 아무일 없었다.

 



하지만 알하나는 살짝 불안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게임 속에서는 믿음의 고리가 확실히 약한 것 같다.

온라인의 그것과 오프라인의 그것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근 2달이 넘게 알아온 이들인데, 의심이 필요한 순간 난 확실하게 의심을 하고 있었다.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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