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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56)

 

알하나 드디어 56렙이 되었다.

무려 3개월 만의 일이니 혼자만의 감동의 도가니였다.

 

토요일 저녁 이른 시간부터 맘을 잡고 게임에 접속했다.

꼭 일찍오면 일이 더 엉키는 걸까? 1시간 이상을 여기 저기 헤매 봤지만 그리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어디선가 사냥을 하려면 '황혼' 이니 '여명'이니 이런 곳에 가입해야했다. 원하는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하는 건 싫다.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선택해서 할 수 없는 거라면 접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머리를 맴돈다.

 

아, 난 그저 무기를 사는 과정을 즐긴 것일지도 몰라.

이렇게 합리화를 해 보기도 했지만

여전한 것은 3개월전 알하나의 고민이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젠 알하나를 두고 도망가고 싶지는 않다.

알하나의 게임 라이프마저 망그러지는 건 싫었거든.

즐거운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 다시 도전한 '열사의 네크로폴리스'.

아예 여유 있게 있어볼 생각으로 만화책도 몇 권 준비해 놓고, 맥주도 한 캔 놔두고.

 

그곳에서 알하나 복귀 데뷰전에 같이 뛰었던 우주정복 혈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는 그냥 심심해서 혈을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이젠 진짜 혈을 만들고 마크까지 달고 나타났다. 그래서 함께 하자는 얘기에 흔쾌히 뛰기로 하였다.

 

이들이 기억나는 것은 아이디 때문이기도 하고, 특이한 혈 이름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몇 가지 조건들도. 아이디가 '지구는 사각형, 달 뒷면은 없다, 우주는 없다' 정도이고, 가입 조건은 '지구가 둥굴다, 혹은 달 뒷면이 있다 정도를 믿지 않는다' 와 '자유로움', '캐릭이 여자일 것' 뭐 이 정도였다.

 

6명 정도였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3명이 모두 돌리는 거였다. 자신의 밀대(실엘, 플핏, 엘더)를 다 준비해 놓고, 다벤 셋이 뛰는 거였다. 일단 3명이 저녁에 만나면 무조건 한 파티가 된다는 것이다. 알하나는 누구의 동의랑 상관없이 '우주정복'혈의 명예 회원을 하기로 했다. 줄줄이 친구 초대가 들어와서 명예 회원에서 거절을 당한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뛰는 매너는 괜찮은 편이니까. ^^

 

알하나가 슬슬 솜씨를 발휘할 때인가!

 

왜 혈에 가입하지 않느냐는 얘기와 강하지 않은 혈 가입얘기가 있기는 했지만 그냥 알하나는 무소속으로 편하게 하기로 했다. 알하나에게도 뭔가 새로운 생존방식을 만들고 적응을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3개월이면 넘들은 만렙도 만드는 시간이 아니었던가.

 

8시 반부터 3시간을 신나게 뛰고, 헤어졌다.

리듬이 비슷한 사람들을 찾는 다는 건 쉽지 않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맨날 광렙만을 하던 넘들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것이 아닐까 싶다.

 

우주정복이라는 맹랑한 계획을 가진 그들과 알하나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해볼까 한다.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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