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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62)

 

알하나의 키티랜드와 흑랑혈의 두 번째 레이드 스케치입니다.

 

2005년 8월 21일 일요일 저녁 7시

참가 56명, 보스 몹 4마리 잡음/785만 아데나/14만 아데나 정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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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는 몸빵팟, 2조는 궁수팟, 3조부터는 기억 안 난다.

 

알하나는 2조 엘리트 궁수팟에 갔다.

 

갈 때만 해도, 번드르르하니 옷 잘 차려 입은 실버 언니들이 많아서 '언니 클럽'이라도 만들까 했는데 실체는 완전히 반상회였다. 이 아줌마들 보통 시끄러운 게 아니다.

 

2조를 소개한다

왜냐고?

 

게임을 하다가 우울하거나 기분이 심히 가라앉을 때가 있다면 이 중에 하나만 꼬여가라, 적어도 가라앉은 기분이 풀림과 동시에 짜증이 살~짝 몰려올 정도의 웃음을 줄 것이다.

 

프로핏, ii섹시힐러ii.

그녀가 하는 한 마디는 거의 메가톤 급 폭탄 수준이다.

 

실리엔 엘더, 위대한그녀.

상당히 야시시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예쁘다고 말하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그 속에 늑대가 늘었는지 여우가 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들의 생명줄을 쥐고 있었다.

 

실버 레인저 4명, oO성춘향Oo, 쿠쿠2, 워터플라워, 활끝에핀꽃.

강력한 파티라 할 수 있지. 둠 경갑 유니폼을 입은 궁수단 언니들이라고 하면 이해가 선뜻 가려나?

 

흑랑혈의 팬텀 레인저, 선루.

누구 말대로 시꺼매서 먼저 죽었다는 비운의 주인공. 팬텀의 귀족화를 은근히 조장했다지. 내 호매호형을 허 하노라.

 

블래이드 댄서, 새끈댄서와 소드 싱어, Alhana.

참 박자가 안 맞는 가무단이었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맘대로 춤추며 노래를 불렀다.

 

자, 분명한 건 무지하게 시끄러운 여인네들 속에서 우리가 레이드를 차분히 진행할 수 있었을 것 같나? 아니다, 이 생각은 시작부터 아예 접었다.

 

그럼 레이드의 현장으로 고고!
21일 저녁 7시, 알하나는 정확하게 7시 콜로세움으로 달려갔다.

 

콜로세움에서 파티를 짜고, 시종일관 돌아다니는 아해들 때문에 조금 산만했다.

 

워터가 스샷을 찍어 줄 거냐 물어온다. 의욕 저하와 게으름의 날들이라 스샷을 찍지는 않으려고 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워터의 이야기라 오늘은 꼭 찍으마 하고 약속을 했다.

 

결국 파티를 짜는 데만 30분 이상이 걸리고, 7시 40분경 첫 번째 레이드 장소로 이동했다.

 

 

첫 번째 레이드 몹 ‘포효의 군주 카스톨’


첫 번째는 상아탑 근처에 있는 ‘포효의 군주 카스톨’, 아마 우리 레이드의 단골 몹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알하나는 어시로 당첨됐다. 궁팟에서 뛰어다닌 경험으로는 어시가 말도 되지 않을 것 같았는데, 혈 창으로 "소싱 보고 어시 하래"라는 말을 던졌다가 "레이드 궁팟에서는 소싱이 어시 할 수 있어욥"라는 쿠사리만 먹었다. 멀리서 타깃을 잡기가 더 힘 드므로. 가능할 법한 이야기라 순진이 어시를 하기로 했다.

 

'제사장 > 군장 > 보스' 순으로 잡는단다.

 

처음에 제사장을 타깃으로 하여 순조로이 잡는 듯 했다. 그런데 이놈의 제사장은 마구 힐을 하여 HP가 줄었다 다시 늘어나기를 반복했다. 활 좀 팍팍 쏴 보라고! 이런 불평도 잠시, 이놈 금새 누워버린다. 아.. 다음 타깃을 잡아야 하는데 군장이 보이지 않는다.

 

어시 누구야… 알하나다. -_-;;

 

재빨리 채팅 창에 수동으로 '/타겟'을 쳐서 군장을 잡아 넣었다.

 

"휴~"

 

이 와중에 타이핑 해서 타깃 잡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처음 시작할 때는 장난치며 놀던 리듬이 남아 있어 쉽게 레이드에 몰입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한 마리 정도 잡으면 그때서야 "이제 제대로 잡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알하나는 어시 때문에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

 

다른 군장도 저쪽에서 다 잡은 것 같고, 이제 보스만 잡으면 된다. 보스는 보통 지구력 싸움인 것 같았다. 얼마나 충분히 힐을 하면서 버틸 수 있느냐, 혹은 열심히 스턴을 걸어 보스 몹을 바보로 만드느냐가 결국 승패를 좌우하는 것 같았다. 이놈은 이상하게 별다른 마법을 걸어오지 않았다. 지난번에 어땠는지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역시 보스 몹은 개인기가 없으면 레이드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기 일수다.

카스톨은 개인기를 한 것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 쓰러졌다.

 

"레이드 성공의 축하합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떨어진 것은

금속섬유 79개, 고금 힘의 염료<Str+4 Con-4> 2개.

알하나는 68,000 정도의 경험치와 7639SP를 얻었다.

 

첫 번째 레이드 몹의 아쉬움을 달래듯, 금새 두 번째 레이드 몹이 있는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엘더가 없는 우리 팟은 '귀환 주문서'를 써서 가야 했다. 그런데, 귀환을 하는 그 단순한 상황을 함께 귀환을 하자고 하여 마치 파콜 하는 모습으로 가고 있었다. 자체 파콜이다.

여인네들의 특징, 화장실도 같이 가자고 한다. 그래서 우린 레이드 몹 찾아갈 때도 모여서 갔다.

 

 

두 번째 레이드 몹 ‘파퓨리온의 시종 시카’

두 번째 레이드 몹은 수상도시 하이네스의 동문 쪽에 있는 "파퓨리온의 시종 시카" 였다. 알하나에게는 하얀색으로 보이니 60대 초반의 몹인듯하다.

 

매매창으로는 보스 몹을 찍어보지 말라고 내내 주의를 주지만, 알하나는 몰래 찍어 봤다. 그래야 색깔이라도 미리 알아야지... 뭐 이런 이유를 만들어 보면서. 그리고 스샷도 하나 팡!

 

엠을 체크하고, 파티를 정비하는 동안 오버로드 위I양귀비I안 님과 간단 귓말 인터뷰(?)를 했다. 악섬시절 오버로드에 흠뻑 빠졌었던 알하나, 오버로드를 보고 걍 지나칠 수가 없었다.

 

"님 레벨이 어떻게 되세요?"

 

처음엔 그냥 "낮다"고 말했던 양귀비 님이 알하나에게 귓말을 걸어 온 것. 뭐, 실상은 '저한테 뭐 물어보셨남?' 이런 정도였다. 크, 아이디를 기억하고 있었던 게다. 예의 바른 양귀비님은 이걸 그냥 지나치지 못한 거다. 그리고, 이게 이렇게 중계될 거라고는 영 생각 못했을 것이다.

 

알하나: 동맹 버프 진짜 멋져요.
양귀비: 아까 쓴 건 오버로드 전직 전에 배우는 걸요. 실은 별로 쓸 일이 없어요.
알하나: 이 멋진 버프를 쓰려면 레이드 같은데 자주 가야겠어요? 오버로드 키우려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양귀비: 네, 그런데 그게...
알하나: ??
양귀비: 공성 지원을 가 봤어요. 그런데 공성 끝나면 자기네 혈로 옮기라는 얘기가 많아서...
알하나: ㅋㅋ 우리가 공성혈이 되야 겠네요. 아무튼 이렇게 혈 마크 아래 레이드 나와서 버프 돌리심, 뿌듯하겠네요. 멋진 버프 잘 봤습니다. ^^*

 

양귀비님의 고민 아닌 고민은 이 멋진 동맹 버프를 써 먹을 때를 찾는 것 일 게다. 괜히 남의 공성 지원 갔다가 혈 이적의 고민만 떠 안고 와야 하는 것은 넘 슬프지 않은가! 물론 위 대화는 머리 속에 있는 말들이다. 자 알하나와 양귀비를 아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어떤 투로 말했을지 그냥 생각해 보시라.

 

동맹 버프는 역시 멋지다. 이번 레이드의 꽃이라 해도 손색이 없으리라.

이번 레이드의 MVP를 꼽으라면 아마 ‘양귀비’를 뽑지 않을까 싶다. ^^

 

여기서 잠시 양귀비님이 사용한 버프를 볼까나? 사실 여러 개였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다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파아그리오'를 많이 사용했다는 것 밖에.

 

- 사이트 오브 파아그리오: 주위에 있는 동맹원의 공격력 증가 
- 실드 오브 파아그리오: 주위에 있는 동맹원들의 방패 방어 확률 증가
- 위즈덤 오브 파아그리오: 혈맹 버프 마법 시전속도 증가

 

이렇게 오버로드에 심취해 가려고 하고 있는데, 어느 잡넘이 몹을 클릭하고 공격을 시작하고 있었다.

 

누구 표현을 따 오자면 "제길슨"

다음부터는 먼저 타깃 하여 치는 넘 있으면 그냥 죽게 놔둬야 할 것 같다. -_-;;

 

궁팟의 어시인 알하나, 안 일어 날 수가 없다. 얼른 타깃 잡고 뛰어갔다.

 

"궁디 무거운 여인네들아 빨리 ㄱㄱㄱㄱ 하라고!"

 

수다를 열나게 뿌려대고 있던 2조 궁팟의 여인네들 허겁지겁 달려가서 당겼는데, 파티 상태 창에 줄줄이 사탕으로 눕는다. 팟 창에 까만 불 들어온 상태에서 조용했느냐고?

 

재잘재잘 파티를 하다가도 이렇게 한번 맥을 끊어 놓으면 찬 물을 껴 얹은 듯 조용해지는 게 인지상정 아니던가? 그런데...우리 팟은 그렇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쓸 때 없는 걱정하며 입을 놀리고 있었다. 강적이다.

 

팬텀 레인저의 강력한 화력을 인정하기 싫은 실버 레인저, "까매서 먼저 누웠구나!" 라고 하질 않나, "부활을 해 줘야 경치라도 먹을 텐데" 누워서도 걱정이다.

 

결국 초장부터 우리를 놀래 켰던 '시카'도 결국은 포효하며 쓰러졌다. 엘더나 비숍도 없었던 우리 파티는 보스 몹을 잡을 때까지 일어나지 못한 이가 있었고, 워터는 걱정대로 경치를 못 먹었다. 꺄~

 

시카는 우리의 희생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고급 민첩의 염료<Dex+4 Con-4> 3개만을 떨구고 스르르 사라졌다.

 

다음 얘기는 2부로 계속......

 

Written by 헬리우스 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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